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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시대가 왔다] 이 옷은 플라스틱 몇 개로 재활용 되었나요?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자녀가 살아갈 미래에 어떤 투자를 해야할지 더 고민이 많아졌어요"
최근 한 젊은 부부가 연락을 주셨다. 일정한 여유 자금이 생겼는데 일반적인 주식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보다 사회적, 환경적 임팩트가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고 했다. 투자에 왜 임팩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조심스럽게 묻자 위와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개인 투자자에게 임팩트 시대가 왔다.
국민연금은 2022년까지 운용자산의 50%에 ESG 책임투자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ESG란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투자 검토에 반영하는 것으로 해당 영역의 건강성이 높은 기업이 장기적 수익률이 높다는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이 주주로 참여하는 대기업들, 또는 국민연금으로부터 위탁운용사로 선정되길 원하는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은 모두 ESG를 핵심 전략으로 삼기 시작했다. 기관 투자자에게도 임팩트 시대가 왔다.
사립학교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대학은 기금을 운영하기도 하는데 수익률을 높이는 투자 대상 기업에 여성을 차별하고, 안전문제가 발생하며, 환경을 파괴하는 보도가 나오는 기업이 포함될 때 어떻게 될까? 대학에 등록금을 내는 학생들의 보이콧과 투자 철회 요구는 이제는 흔한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미국 명문 사립대 미들베리대학은 아예 재단이 보유한 수천억원의 기금을 투자할 때 임팩트 원칙을 제정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기업들은 아무리 수익률이 높더라도 재학생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 적절치 않기에 투자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대학에서도 임팩트 시대가 왔다.
비단 투자 영역에서만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에서도 변화는 상수가 되었다. 미국의 유명 마케팅PR 회사인 리아나 테크놀러지스(Liana Technologies)는 10가지의 마케팅 트렌드를 발표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브랜드 책임이다. 소비자가 브랜드에 요구하는 투명성과 책임성은 기업이 변화없이 과거 행동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어떤 후폭풍을 경험하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논란이 된 D제약의 채용 면접에서 '여자라서 군대를 안갔기에 남자보다 월급을 적게 받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라는 질문이 있었다. 해당 질문은 SNS에서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빠르게 해당 기업의 제품을 불매하기 시작했다. 소비자에게 임팩트 시대가 왔다.
스포츠나 연예계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프로 선수로서 경기력이 최고의 덕목이었지만 오랜 과거의 학교폭력 의혹으로 최상위 기량을 선보였던 선수들이 사실상의 은퇴를 선언하고 있다. 일부 연예인들 역시 과거의 일이라 여겨졌던 한 때의 행동으로 인해 광고모델에서 빠지고, 출연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있다. 스포츠나 연예계에서도 경기력이나 연기력만으로 오래갈 수 없다. 스포츠와 연예계에도 임팩트 시대가 왔다.
이런 임팩트 시대의 도래를 빠르게 인식하는 곳이 바로 기업이다. 임팩트의 고려 없이는 상장회사는 상장 폐지를 경험할 수 있고, 투자를 유치하고자 할 때 투자 유치가 막힐 수 있다. 소비자는 보이콧을 하고, 직원들은 회사를 이탈하고 미래 인재들은 해당 기업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기업들 역시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쓰는지 등의 기준에 따라 애플 등의 선구적인 기업들은 기업간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정부가 ESG 공시와 제도적 규제를 도입하거나, EU 등 해외에서 수출과 관련된 더욱 강력한 ESG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것도 강력한 외부환경의 변화이기도 하다.
"이 옷은 플라스틱병 몇 개로 재활용되었나요?"라는 아직은 어색할 수 있는 대화가 곧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될 것이다. 우리가 구매하는 옷이나 식품, 제품마다 가격표 외에 어떠한 사회적 가치와 환경적 가치가 포함되었는지를 누구나 확인하고 질문하고 비교할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적 패션 브랜드 아디다스가 2024년까지 100% 재활용 플라스틱만을 원료로 사용하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봄이 오듯, 임팩트 시대의 봄이 시작됐다.
김정태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대표